존경하는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나는 동경하는 마음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우러러보고 궁금해하며 더 나아가 그를 배우고 닮고 싶어 하는 마음 말이다.
열 살 때는 또래보다 더 똑똑하고 멋져 보이고 싶어서 초등학생 필독 도서인 위인전 속 인물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존경하는 사람을 물으면 누구나 알 법한 위인을 추어올리며 그의 업적이나 연대기를 줄줄 읊곤 했다. 스무 살 때는 대기업에 취직한 졸업반 선배가 존경의 대상이었다. 고작 나보다 서너 살 많을 뿐인 선배였지만, 그땐 왜 그리도 크고 높아 보였는지. 그를 졸졸 따라다니며 자소서는 어떻게 쓰는지, 스펙은 어떻게 채우는지 캐묻곤 했다. 몇 년이 흘러 나 또한 그만한 나이가 되어 어엿한 직장인이 되었을 때는 'C-레벨'이라 불리는 임원분들을 우러러보게 되었다. 녹록지 않은 회사 생활, 사는 게 팍팍할 때면 멋진 커리어와 높은 직위를 가진 임원들을 보며 성공한 삶이란 저런 것이 아닐까, 어렴풋이 생각했다.
돌이켜 보면, 내 존경의 대상은 당시 내가 머문 환경에 따라 계속 변화했다. 정답도, 오답도 없는 갈림길에 서서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지 막막할 때, 동경의 대상은 선택의 기준이 되어 주었다. 고민에 빠질 때면 "그 사람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상상해 보는 습관은 쌓이고 쌓여 '내가 되고 싶은 나의 모습'에 형태를 부여했다.
존경이란 사실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모든 이의 간절한 염원이 따뜻한 시선으로 표현된 마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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